은하님 블로그에서 과 학생회가 망해간다...는 포스트를 보고
어찌 과 학생회가 망해가지? 하고 의아해했다.
근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학부 때 울 과도 그리 다르진 않았던 것 같다.

은하님네 과 학생회가 전같지 않아진 것은 광역화 때문이라는데,
울 과는 학생운동의 쇠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다.
그러니 은하님 블로그에서 (과거에 빡셌던 ㅡ,,ㅡ) 누군가가
운동이 망했으니 학생회가 의미없다고 비아냥 거렸던 것도 전혀 이해 안 되는 일은 아니었다.

사실 울 과 학생회의 사소한 (전통이라 부르던)관례 하나하나가 운동권 문화의 산물이었다.

이제 치열했던 시절을 지나 새로워지고자 한다면,
남아있는, 존재했던 모든 것들에 애정을 가져 주었으면..
모든 것을 부정하면서 우리의 현재를, 우리의 과거를 허무하게 만들지 않았으면.

운동이 죽었으니 학생회도 숙명적으로 그래야한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누구도 말할 수 없도록,
이 토양으로 학생회가 다시 혁신되기를 바란다.
[횡포] Hey,  |  2006/06/2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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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4 13:47 댓글에 댓글수정/삭제
과 학생회는 학생자치기구의 가장 큰 힘인데.. 운동권적인 과 학생회 문화가 싫어서라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새로운 문화로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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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4 21:03 댓글에 댓글수정/삭제
과 학생회의 퇴보는 어떻게 보면 개인주의 성향으로 변해가는 새로운 세대의 영향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개인주의가 아니었다면 학생회는 어떤 식으로든 계속해서 시끌벅적한 주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잠시 대표를 맡아 본 적이 있는데 지독한 개인주의에 넌덜머리가 나서 하고 싶은 마음을 잃어 버리고 그만뒀습니다.
2006/06/24 21:10 수정/삭제
그렇죠. 토익이 얼마나 선배를 변화시켰냐는 김헌식의 푸념처럼 대학의 개인주의는 사회의 변화와도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죠.

저 역시도 사람을 구할 수가 없어서 다 팽개치고 나온 적이 있는데, 그 때 끝까지 안 도와준 후배가 자신은 '의식화가 덜 되어서 자신이 없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어려운 문제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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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2006/06/25 21:57 댓글에 댓글수정/삭제
휴, 그런 말 한 사람도 아마 아무렇게 내뱉은 말은 아니었을거에요. 어쩌면 더 답답했으니까 저런 식으로 합리화시켰는지도 모르죠-_-;;;

요즘 학생들은 개인주의 되었다고 하지만, 막상 모여서 술먹고 놀고 싶어하고, 최소한 영화보거나 밥 떼지어 먹으러 가는거나...함께 하는 것 자체는 여전히 그리워하는 것 같아요.(과가 이래서 그런가;;) 하지만 정작 운동권 학생회 문화 없어지고 나서 보이는 새로운 '공동체 문화'는 어떤 내용도 없고 그저 놀기만 하다 2학년 이후 토익과 학점의 세계로 해산되어버리는듯;

어떤 식으로든, 학생들이 진지한 고민을 만들어나갈 기회를 파먹어버리는 게 아쉽기만 해요.ㅠㅡ
2006/06/25 22:05 수정/삭제
맞아요. 개인주의로 다 돌릴 것도 아니죠.

우리들만 해도 같이 술 먹고, 우루루 어디 놀러가고.. 이런 건 분명 좋아했어요. 그런데 과 학생회나 동아리에 가면 뭔가 더 책임감도 생기고, 운동권 문화의 잔재도 있고..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롭진 않으니까 회피하는 부분도 분명 있어요.

그게 토익과 학점, 취업(시험을 포함한)의 세계로 올인하게 하는 배경이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근데, 은하님 학교는 황짱사건 이후로 좀 분위기가 나아진 것 아닌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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