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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Diary  |  2012/10/28 20:54
창공에는 새가 난다. 구름 사이로 빛을 향하는 새는 부리가 좁고 거대한 몸집이다. 하늘은 파랗다가 타는 듯이 붉어지고 이내 칠흙같이 깜깜해진다. 어둠 속에서 날개를 쉬는 하루의 고단함. 시리도록 파란 하늘 아래로 비가 내리고 햇볕이 따사로우며, 때로 다정하게 무리지어 오는 다른 새떼들을 만나기도 한다. 사방엔 허기를 채울 곡식들이 좀 있고, 하늘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는 중이다. 나는, 잘 있다.
[일기] Diary  |  2012/09/17 23:03
돌이켜보면, 절망이나 시련이라는 이름으로 찾아오는 일상에서 열 개의 잔 중에 하나는 행복이라는 것이었다.
개중에 운좋게도 잔 하나 정도는 희망이라는 것이 끼여있기도 했다. 이런 이름의 잔들은 곧잘 수줍어서 보기에도 무시무시한 독배들 뒤로 숨어버리곤 한다. 깊고 음습한 심연으로 넘어지고 추락해가는 나는 아직 목이 마르다. 내 잔은 어디에 있는가.
[일기] Diary  |  2012/07/2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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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나은 삶을 위하여

[일기] Diary  |  2011/07/18 11:04

어디론가 금세 떠날 것처럼 채비를 한다.
세상의 모든 길들이 내게 손짓하는 듯이.

[일기] Diary  |  2011/04/10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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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Diary  |  2011/03/16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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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Diary  |  2011/03/13 00:25
기억이 오작동을 일으키는 수가 있다. 몇 번이나 이미 다녔던 거리를 마치 처음 온 것처럼 낯설게 느끼기도 하고, 이미 오래 전에 그만 둔 친구의 직장 앞에 괜찮은 술집을 발견하면 저녁에 불러내 한 잔할까, 하는 상상을 한다. 헤어진지 꽤 된 예전 남자친구와 마치 예전처럼 어제까지도 만남이 이어져 내일 역시 데이트를 해야 할 것 같은 환상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내 차를 바로 코 앞에 두고도 한참을 헤매인 적도 있다. 이따금 서랍 속을 헤집어 까맣게 잊고 있던 물건을 보면 나에게도 이런 취향이 있었노라며 감탄을 하기도 하고, 매일 만나는 사람의 이름도 얼굴도 전혀 생각나지 않아 애를 먹었던 적도 있다. 인간의 기억은 불완전한 것이며, 구성도 각색도 엉망이라는 위안을 해보다가도 그동안 살아온 모든 것들이 내 것이 아닌 것만 같은 지독한 생경함에 시달리기도 한다.
[일기] Diary  |  2011/03/11 20:20

사람들은 곧잘 존경을 갈구하는 경향이 있다.
절대적인 위대함을 찾아 너무 먼 여행길에 오른다.
[일기] Diary  |  2011/03/05 23:36

돌이켜 보면 결정적인 순간이란 없는 것 같다. 살아가면서 만나는 순간 순간이란 그것들이 만들어낸 일종의 화학적 반응이며, 총체적으로 지난 시간에 불과하다. 그것이 순간을 훌쩍 뛰어넘어 어떠한 징조가 되고, 전조가 되고, 또한 운명이 될지라도.

[일기] Diary  |  2011/02/14 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