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고독이 오랜 친근이었다. 외롭지 않다고 거짓말을 해주는 술도 있었다. 적금과 집세를 벌 수 있는 삼류 디자이너라는 기능도 있고 낙서 습관, 자르거나 기르거나 멋대로 할 수 있는 풍성한 머리카락도 있었다. 새 주소를 얼마든지 만들어 가질 수 있는 살아가야 할 많은 시간들도 갖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불어 아닌 영어회화를 공부해볼 수도 있고, 캘커타의 공원에 앉아 고양이만한 쥐들과 함께 까마귀를 쫓으며 모닝빵을 나눠먹는 일로 인생을 보내도 된다. 어쩌면 결혼도 할 수 있다. 나는 필요없는 것까지 포함해서 많은 것을 가졌다. 이를테면 자유와 집착까지를.
[타인] yours  |  2007/10/02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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